방학 첫날 아침, 아이가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집어 드는 장면.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세수도 나중에 하겠다면서 소파에 딱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오죠. 그런데 막상 “그만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뺏으면 싸움이 나고. 이번 여름 방학만큼은 싸우지 않고 스마트폰을 관리하고 싶다면, 지금 이 글을 먼저 읽어보세요. 아이와 실랑이하기 전에 설정부터 바꿔두면 훨씬 수월합니다.
아이폰이라면 ‘스크린 타임’을 먼저 켜세요
iOS에는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이라는 자녀 관리 기능이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습니다.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부모 기기에서 자녀 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어서 실용적입니다.
설정 방법은 간단합니다. 설정 앱 → 스크린 타임 → 스크린 타임 켜기 순서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 기기는 자녀용입니다’를 선택하면 부모가 암호를 설정해 아이가 함부로 해제하지 못하도록 잠글 수 있습니다. 같은 애플 계정 가족 공유로 묶여 있다면 부모 폰에서 아이 폰 설정을 원격으로 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스크린 타임에서 가장 유용한 기능 3가지를 꼽자면 이렇습니다.
다운타임(Downtime)은 특정 시간대에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차단합니다. 밤 10시~오전 7시로 설정해두면 그 시간에는 허용한 앱 외에는 아무것도 열리지 않습니다. 취침 시간 관리에 딱 좋습니다.
앱 사용 시간 제한은 카테고리별로 하루 몇 시간까지 쓸 수 있는지 설정합니다. 게임을 하루 1시간, SNS를 30분으로 제한하는 식입니다. 시간이 다 되면 앱이 흐릿하게 표시되면서 잠깁니다. 아이가 추가 시간을 요청하면 부모에게 알림이 오고, 부모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및 개인 정보 보호 제한은 연령에 맞지 않는 앱이나 콘텐츠를 차단합니다. 앱 설치 자체를 막거나, 성인용 웹사이트 접근을 제한하거나, 새 연락처 추가를 제한하는 것도 이 메뉴에서 설정합니다.
참고로 iOS 27부터는 ‘탐색 허가 요청’ 기능이 추가되어, 아이가 처음 방문하는 사이트는 부모에게 승인 요청을 보내야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구매 허가 요청 기능도 강화되었으니, 가을에 iOS 27로 업데이트하면 이 부분을 확인해보세요. 공식 설정 방법은 애플 스크린 타임 지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안드로이드라면 Family Link와 패밀리 케어
안드로이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씁니다. 구글의 Family Link와 삼성 갤럭시의 패밀리 케어입니다.
Family Link는 만 13세 미만 자녀의 구글 계정을 부모가 감독할 수 있는 공식 서비스입니다. 부모 폰에 ‘Family Link’ 앱을 설치하고, 자녀 폰에 구글 계정을 연결하면 됩니다. 설정 후에는 앱 다운로드 승인, 하루 사용 시간 제한, 취침 시간 설정, 자녀 기기 위치 확인까지 한 앱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Family Link의 핵심 기능은 이렇습니다.
앱 승인 관리: 자녀가 앱을 다운받으려고 하면 부모에게 알림이 옵니다. 부모가 승인해야만 설치가 됩니다. 이미 설치된 앱도 원격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하루 사용 시간 한도: 기기 전체를 하루 몇 시간 쓸 수 있는지 설정합니다. 시간이 다 되면 기기가 잠깁니다. 부모가 원격으로 잠금 해제하거나 연장할 수 있습니다.
Google Play 콘텐츠 필터: Play 스토어에서 연령별로 앱·게임·영화를 필터링합니다. Google Play 앱에서 프로필 아이콘 → 설정 → 가족 → 자녀 보호 기능으로 들어가면 PIN을 만들고 등급 기준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삼성 갤럭시를 쓴다면 디지털 웰빙 및 자녀 보호 기능을 함께 활용하세요. 설정 → 디지털 웰빙 및 자녀 보호 기능에서 앱별 사용 시간 제한, 집중 모드, 취침 모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Family Link와 중복해서 사용하면 더 촘촘하게 관리됩니다.
iOS·안드로이드 공통으로 챙겨야 할 앱 설정
기기 자체의 설정 외에도, 아이들이 주로 쓰는 앱 안에서 별도로 챙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유튜브 키즈 전환 또는 제한 모드: 유튜브 앱 사용 자체를 막기 어렵다면, 유튜브 키즈 앱으로 유도하거나 일반 유튜브에서 ‘제한 모드’를 켜두세요. 유튜브 앱 → 프로필 → 설정 → 일반 → 제한 모드에서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단, 유튜브 제한 모드는 계정에 묶여 있어서 아이가 계정을 바꾸면 풀릴 수 있으니, 기기 자체 스크린 타임이나 Family Link와 함께 써야 합니다.
카카오톡 이용 연령 설정: 카카오톡은 만 14세 미만 계정에 일부 기능을 자동으로 제한합니다. 자녀 계정이 실제 나이로 등록되어 있는지 확인해두세요.
위치 공유 앱 점검: 아이 폰에 처음 보는 앱이 생기면 바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Z세대 사이에서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친구에게 공유하는 SNS 앱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아이 폰에 생긴 낯선 SNS 앱이 뭔지 궁금하다면 이 글을 참고해보세요.
게임 결제 차단: iOS는 스크린 타임 → 콘텐츠 및 개인 정보 보호 → iTunes 및 App Store 구입에서 인앱 구매를 ‘허용 안 함’으로 설정하세요. 안드로이드는 Google Play → 설정 → 인증 → 구입 시 인증 필요에서 모든 구매에 비밀번호를 요구하도록 바꾸세요. 방학 중 게임 과금 사고는 이 설정 하나로 대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설정만큼 중요한 것: 아이와 함께 규칙 만들기
설정을 다 해뒀는데도 아이가 계속 반발한다면, 그건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제한을 걸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모가 모르게 몰래 뭔가를 바꿔버리는 것보다, 아이와 함께 규칙을 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대화를 시작할 때 “너 스마트폰 너무 많이 해”보다는 “이번 방학에 하루 계획 같이 짜볼까?”로 시작하면 훨씬 부드럽게 열립니다.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먼저 정하고, 그 시간 안에서 뭘 할지는 아이 스스로 고르게 해주세요. 선택권이 있다고 느끼면 제한에 대한 저항이 줄어듭니다.
규칙을 정할 때 유용한 기준 몇 가지를 공유합니다.
식사 중·취침 전 30분은 무조건 스마트폰 없는 시간으로 정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밥상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수면 리듬도 망가뜨리고 가족 대화도 줄여버립니다.
하루 총 사용 시간은 아이 나이에 맞게 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초등 저학년은 1~1.5시간, 초등 고학년은 1.5~2시간, 중학생은 2~3시간 정도를 많은 전문가들이 권장합니다. 단, 이건 오락·SNS 용도의 시간이고, 학습·검색 목적은 별도로 보는 가정도 많습니다.
규칙은 종이나 화이트보드에 써서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두세요. 구두 약속보다 기록된 약속이 훨씬 잘 지켜집니다. 아이가 직접 쓰게 하면 더 좋습니다. 약속을 잘 지켰을 때 작은 보상을 주는 것도 효과적이고요.
한 가지 더. 아이에게만 규칙을 강요하지 말고, 부모도 식사 중에는 폰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말보다 행동을 훨씬 빠르게 따라합니다.
방학 전 오늘, 딱 10분만 투자해보세요
2025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평균 4~5시간입니다. 방학이 되면 이 시간이 2~3배로 늘어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미리 설정을 바꿔두고, 아이와 규칙을 함께 정해두면 방학 내내 매일 싸울 이유가 줄어듭니다.
아이폰이면 지금 당장 설정 → 스크린 타임으로, 갤럭시라면 Family Link 앱을 열어보세요. 10분이면 기본 설정은 다 끝납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아이 폰에 새로 생긴 앱이 뭔지 확인하는 법도 함께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