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예정일은 다가오는데 계약서 앞에 앉으면 손이 떨립니다. 뉴스에는 아직도 보증금을 못 돌려받은 피해자들 이야기가 올라오고, 주변에서는 “요즘은 특약을 꼭 넣어야 한다”는 말이 흘러옵니다. 그런데 막상 어떤 문구를 넣어야 하는지, 집주인이 뭘 보여줘야 하는지 정리된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글 하나에서 2026년 기준 전세사기 방지 특약,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 선순위 정보 제공 의무, 계약 전후 실전 체크리스트를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왜 2026년에도 전세사기 대비가 핵심인가
전세사기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피해지원 제도가 정비된 2024년 이후에도 구조적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공시가격 하락으로 보증한도가 더 타이트해졌고, HUG는 담보인정비율을 현재 90%에서 80%로 낮춰 112% 룰로 추가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2026년에 가입 가능한 구간이 더 좁아질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집주인이 가입 가능하다고 말해도, 막상 신청하면 거절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2026년 7월 1일부터는 기존 등록 임대사업자에게도 126% 룰이 전면 적용됩니다. 그전까지는 임대사업자가 내놓은 집인데도 보증이 안 되는 사각지대가 있었습니다. 세입자가 특약으로 스스로 보호하지 않으면 법령이 아무리 촘촘해져도 내 계약에는 빈틈이 생깁니다.
핵심 한 줄
2026년의 전세사기 방지는 “법이 알아서 지켜준다”가 아니라 “내가 계약서에 직접 써넣는다”는 태도로 접근해야 안전합니다.
주임법 제3조의7, 선순위 정보 제공 의무 실전
2023년 7월 19일부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임대인에게 두 가지 자료를 임차인에게 제시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하나는 해당 주택의 확정일자 부여일, 차임과 보증금 등 기존 임대차 정보, 다른 하나는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입니다. 쉽게 말해 “이 집에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의 보증금이 얼마인지”, “집주인이 세금을 체납하지 않았는지”를 계약 전에 확인할 권리가 법으로 생긴 겁니다.
단, 이 조항에는 중요한 허점이 있습니다. 위반해도 형사처벌이나 과태료가 없습니다. 대신 표준임대차계약서에 “임대인이 자료를 제시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특약을 넣도록 권고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집주인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특약이 없는 한 세입자는 계약을 물릴 근거가 약해집니다. 특약을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기재하는 게 핵심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편 공인중개사도 대법원 판례상 선순위 채권을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꺼려도 중개사가 등기부등본과 확정일자 현황을 조회해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2024년 이후 확립된 흐름이고, 미이행 시 중개사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주의
임대인 동의가 있으면 “임차인이 직접 조회”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계약서에 “임차인이 직접 확인한 선순위 보증금은 얼마”라고 숫자를 적어두세요. 나중에 추가 선순위가 드러나면 착오·사기 주장이 훨씬 쉬워집니다.
계약서에 꼭 넣어야 할 특약 6가지
표준 계약서 양식에 인쇄된 조항만 믿지 말고, 여백의 특약 란에 아래 문구들을 손으로라도 적어 넣는 게 실전입니다. 집주인이 거부하면 그 집은 거르는 게 오히려 안전합니다.
| # | 특약 문구 예시 | 효과 |
|---|---|---|
| 1 | “임대인은 잔금일 다음 날까지 등기부상 권리관계를 계약 체결 시와 동일하게 유지한다. 위반 시 임차인은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전액을 반환받는다.” | 잔금 전 추가 근저당 설정 방지 |
| 2 | “임대인은 계약 시점까지 고지한 선순위 보증금과 근저당 외에 추가 선순위 채권이 없음을 확인한다. 미고지 사실이 확인되면 본 계약은 무효이며 보증금 전액을 반환한다.” | 다가구 선순위 세입자 함정 차단 |
| 3 | “임대인은 잔금일 기준으로 국세·지방세 체납이 없음을 납세증명서로 확인하며, 체납 사실이 있으면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 주임법 제3조의7 구체화 |
| 4 | “임대차 기간 중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불가하거나 반려되면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보증금을 반환받는다.” | 126% 룰 탈락 대비 |
| 5 | “임대인은 임차인의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부여에 필요한 서류 제공에 협력하며, 이를 방해하지 않는다.” | 대항력·우선변제권 확보 |
| 6 | “임대인이 목적물을 매도하는 경우 최소 30일 전까지 서면으로 통지하며, 신 임대인이 본 계약의 모든 조건을 승계한다.” | 집주인 바뀜 통보 사고 방지 |
팁
특약은 “임대인이 ~을 보장한다”보다 “위반 시 임차인은 ~할 수 있다”라는 해제·반환권 형식으로 써야 실제 분쟁 시 효력이 큽니다. 공증까지는 아니어도 양측 서명·날인은 필수입니다.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할 서류 4종

특약만 잘 쓴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집 자체가 위험 구조라면 특약은 사후 수습 장치에 불과합니다. 계약 전에 다음 4가지 서류를 본인 눈으로 직접 확인하세요. 모두 온라인에서 당일 발급 가능합니다.
| 서류 | 발급처 | 무엇을 볼까 |
|---|---|---|
| 등기부등본 |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iros.go.kr) | 소유자, 근저당 채권최고액, 가압류·경매 기재, 신탁 여부 |
| 건축물대장 | 정부24 (gov.kr) | 위반 건축물 표시, 용도(근린생활시설 주거용 개조 주의), 실제 호수 일치 |
| 국세·지방세 납세증명서 | 홈택스 / 위택스 (임대인 본인 발급) | 체납 세금이 있으면 매각 시 세입자보다 우선 변제됨 |
| 전입세대 열람 | 읍면동 주민센터 (이해관계인 자격) | 현재 세대주, 기존 세입자 전입일과 보증금 확인(다가구 필수) |
이 중에서도 다가구 주택에 들어간다면 전입세대 열람이 생명줄입니다. 같은 건물에 먼저 확정일자를 받은 세입자 보증금이 전부 내 앞순위로 깔리기 때문에, 이들의 합계를 모르면 내 보증금이 얼마나 안전한지 계산조차 불가능합니다. 임대인 동의서나 중개사 동행이 있어야 열람이 원활하니 계약 전에 미리 요청하세요.
함정 주의
등기부에 신탁이라고 적혀 있으면 실소유자는 집주인이 아니라 신탁사입니다. 집주인과 계약해도 효력이 없을 수 있으니, 신탁 주택은 신탁원부를 추가 열람하고 신탁사 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 후 4단계 루틴, 여기서 결판납니다
계약서에 도장 찍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실제 보증금을 지키는 것은 잔금 직후 몇 시간 안에 벌이는 움직임입니다. 순서가 틀어지면 특약도 힘을 잃습니다.
- 1단계 : 잔금일 당일 전입신고 + 확정일자 잔금을 치른 그날 주민센터 또는 정부24에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같이 받습니다. 대항력은 ‘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미루면 그날 설정된 근저당에 밀립니다.
- 2단계 : 잔금 직전 등기부 재확인 잔금 치르기 1~2시간 전 등기부를 다시 떼보세요. 계약 후 잔금 사이에 집주인이 추가 근저당을 잡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특약 1번이 발동되는 순간이 바로 여기입니다.
- 3단계 : HUG 또는 HF 전세보증 가입 신청 전입신고 직후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신청합니다. 현행 126% 룰(공시가 × 140% × 90%)에 걸리지 않는지 사전에 안심전세앱으로 시뮬레이션해 두면 안전합니다. 보증료 지원 제도도 놓치지 마세요.
- 4단계 : 전세계약 신고(30일 이내) 보증금 6천만 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 원 초과 계약은 주택임대차 신고 의무 대상입니다.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 부여되므로 2단계와 연계됩니다.
이 네 단계를 제대로 밟으면 설령 집주인이 나중에 집을 팔거나 담보를 추가로 잡아도, 내 보증금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으로 보호받습니다. 반대로 단 하루라도 전입신고를 미루면 그 하루 사이 벌어진 일이 전부 내 앞순위로 올라갑니다. 이사 당일 피곤하더라도 저녁 퇴근 전에 동사무소를 들르는 것이 보증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한 걸음입니다.
온라인 전입신고 활용
정부24에서 공동인증서로 전입신고를 하면 대기시간 없이 완료됩니다. 확정일자도 온라인 신청 가능해서, 실제로는 이삿짐 정리 전에 스마트폰으로 해결됩니다. 자세한 절차는 온라인 전입신고 정부24 안내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집주인이 납세증명서 제출을 거부하는데 계약해도 괜찮을까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주임법 제3조의7상 제시 의무가 있으므로 거부 자체가 신호입니다. 꼭 진행해야 한다면 “미제시 시 계약 해제”를 특약으로 명시하고, 임차인 직접 조회 동의서를 받아 홈택스·위택스에서 체납 여부를 확인하세요.
Q. 신탁 등기가 된 집도 전세가 가능한가요?
A. 가능은 하지만 반드시 신탁사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집주인(위탁자)이 단독으로 체결한 임대차는 신탁사가 대항력을 인정하지 않아 보증금 반환이 막힐 수 있습니다. 신탁원부 열람은 등기소에서 가능합니다.
Q. HUG 112% 룰이 언제 시행되나요?
A. 2026년 4월 현재 기재부·금융위 협의 단계로 확정 시행 고시는 아직 없습니다. 즉 현행 126% 룰이 유지되는 상태이지만, 계약 시점에 강화 룰로 바뀌면 기존 가입 예정 보증이 거절될 수 있으니 특약 4번(보증 반려 시 해제)을 반드시 넣어두세요.
Q. 등록 임대사업자의 집인데 보증 미가입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2026년 7월 1일부터 기존 등록분도 126% 룰 적용이 전면 시행됩니다. 그전까지 미가입 상태의 임대사업자 매물은 신규 계약을 피하거나, 본인이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별도 가입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미가입 집주인에 대한 과태료 상한은 3,000만 원입니다.
Q. 특약이 너무 많으면 집주인이 꺼려하지 않나요?
A. 정상적인 집주인은 위 6개 특약 대부분에 동의합니다. 오히려 강하게 거부하는 쪽이 의심 신호입니다.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타협이 안 되면 다른 매물을 찾는 게 장기적으로 안전합니다.
공식 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임대차보호법 : law.go.kr
·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 iros.go.kr
· 정부24 건축물대장 열람 : gov.kr
·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 khug.or.kr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임대차 정보공개 해설 : korea.kr
· 최종 업데이트 : 2026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