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기 시작하면 꼭 한 번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모기도 없는데, 심장사상충 약을 굳이 매달 먹여야 하나?” 약값도 만만치 않고, 매달 날짜 맞춰 챙기는 것도 은근히 신경 쓰이죠. 실제로 겨울엔 예방을 쉬는 집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수의학계가 권하는 정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바로 심장사상충 예방은 겨울을 포함한 연중 관리라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돈 아깝지 않게 제대로 챙기려면 뭘 알아야 하는지 반려인 눈높이에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겨울에도 심장사상충 약을 먹여야 하나요?
네이버 지식iN을 보면 이 질문이 정말 자주 올라옵니다. “심장사상충약 겨울에도 계속 먹여야 하나요?”, “가을 겨울엔 안 먹여도 되나요?” 같은 문장이죠. “겨울엔 모기가 없으니 안 해도 된다”는 말도 흔히 오갑니다. 반은 맞고 반은 놓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옮기는 기생충이 맞습니다. 그래서 모기가 사라지는 겨울엔 새로 감염될 위험이 낮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요즘 겨울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건물 내부, 난방이 잘 되는 실내에서는 한겨울에도 모기가 살아남아 활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창가에 앉은 강아지 곁으로 실내 모기 한 마리가 지나가는 상황이 아예 없는 계절은, 사실 이제 없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예방약이 하는 일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방약은 모기를 쫓는 약이 아닙니다. 이미 몸속에 들어온 어린 유충이 심장까지 올라가 성충이 되기 전에 없애는 약입니다. 늦가을에 물려 유충이 들어왔다면, 그 유충은 겨울 동안 몸속에서 천천히 자라고 있습니다. 이때 예방을 끊어버리면 유충을 잡을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약을 잘 먹였는데도 감염됐다”는 사례가 대개 이 겨울 공백기에서 생깁니다.
왜 연중 심장사상충 예방이 정답일까
미국심장사상충학회(AHS)는 이 고민에 아주 간단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이른바 “Think 12” 원칙입니다. 뜻은 이렇습니다. 1년에 한 번(매 12개월) 심장사상충 검사를 하고, 예방약은 1년 열두 달 매달 빠짐없이 준다는 것입니다. 겨울이 있는 지역이라도, 실내로 들어오는 모기와 계절을 넘나드는 유충 때문에 연중 예방이 가장 안전하다는 판단입니다.
국내에서는 전통적으로 모기가 활동하는 4월부터 11월까지 투약하는 방식이 오래 쓰였습니다. 지금도 이 방식이 틀린 건 아닙니다. 다만 기후가 따뜻해지고 실내 환경이 바뀌면서, 봄가을 투약만으로는 생기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중 예방을 권하는 병원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매달 약 챙기는 게 번거롭다”는 분에게도 사실 연중 예방이 더 편합니다. 계절마다 시작·중단 날짜를 계산할 필요 없이, 그냥 매달 같은 날 한 번만 기억하면 되니까요.
비용이 아깝다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심장사상충은 일단 성충이 자리 잡으면 치료 자체가 길고, 아이에게도 힘들고, 비용도 예방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커집니다. 매달 들어가는 예방 비용은 사실 가장 저렴한 보험인 셈입니다. 관련해서 목돈 나가는 상황을 대비하고 싶다면 펫보험 비교 정리 글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예방을 걸렀다가 다시 시작할 땐 검사부터
실제 질문 중에 이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매달 잘 먹이다가 겨울에 두 달 정도 못 먹였는데, 그 뒤로 계속 먹이고 있어요. 괜찮을까요?” 바쁘다 보면 한두 번 건너뛰는 일,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예방을 몇 달 걸렀다면, 그 사이 유충이 이미 몸에 들어와 자라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상태에서 예방약만 다시 먹는다고 해서 이미 자란 사상충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한동안 공백이 있었다면, 다시 예방을 시작하기 전이나 시작하고 몇 개월 뒤에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건 겁주려는 이야기가 아니라, 괜히 마음 졸이지 않기 위한 확인 절차에 가깝습니다. 검사 시점과 방법은 아이의 상태와 공백 기간에 따라 다르므로, 정확한 판단은 동물병원에서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참고로 여름철 산책이 잦은 아이라면 심장사상충뿐 아니라 진드기·외부기생충 관리도 함께 챙겨야 합니다. 이 부분은 강아지 여름 산책 안전 가이드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고양이는 왜 예방이 더 중요할까
“우리 고양이는 집 밖에 안 나가는데 예방이 필요할까요?” 이것도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내묘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모기는 방충망 틈이나 현관을 통해 얼마든지 집 안으로 들어오니까요.
고양이가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고양이는 심장사상충의 정상 숙주가 아니어서 감염되는 유충 수는 적지만, 그 적은 수에도 몸이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겉으로는 별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나 급성 쇼크로 이어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급사하는 사례도 보고됩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고양이용 심장사상충 치료제가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개는 성충 구제 치료라도 시도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그마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양이에게 예방은 선택이 아니라 사실상 유일한 방어선입니다.
예방약 종류, 우리 아이에겐 뭐가 맞을까
예방약은 크게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아이 성격과 생활 습관에 맞춰 고르면 됩니다. 아래 표로 큰 틀만 정리했습니다.

| 형태 | 투여 방법 | 이런 아이에게 |
|---|---|---|
| 먹는 약 (츄어블) | 보통 월 1회 간식처럼 급여 | 약 잘 먹고 목욕 잦은 아이 |
| 바르는 약 (스팟온) | 월 1회 목덜미 피부에 도포 | 알약을 뱉거나 삼키기 힘든 아이 |
| 주사제 | 병원에서 일정 기간마다 접종 | 매달 챙기기 어려운 보호자 |
제품마다 예방 범위가 다릅니다. 어떤 약은 심장사상충만, 어떤 약은 내부·외부 기생충까지 함께 잡습니다. 같은 이름의 약이라도 강아지용과 고양이용은 성분과 용량이 완전히 다르므로, 사람이 임의로 판단해 먹이는 건 금물입니다. 체중과 건강 상태에 맞는 제품과 용량은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처방받으세요. 특히 처음 예방을 시작하는 아이라면, 투약 전 감염 여부 검사를 먼저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심장사상충 예방의 핵심은 딱 하나입니다. 겨울이라고 쉬지 말고, 매달 같은 날 빠짐없이. 모기가 줄어드는 계절이라도 실내 모기와 몸속에서 자라는 유충 때문에 공백은 위험합니다. 특히 치료제가 마땅치 않은 고양이는 예방이 유일한 방어선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오늘 우리 아이 마지막 투약이 언제였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고, 공백이 있었다면 다음 병원 방문 때 검사와 함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자세한 예방 지침은 농림축산검역본부나 미국심장사상충학회(AHS) 같은 공신력 있는 자료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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