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직접 살겠다고 해서 나왔는데, 몇 달 뒤 그 집 앞을 지나다 낯선 사람이 드나드는 걸 봤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억울하다는 말로는 부족하죠. 이사 비용, 전세 차액, 올라간 대출 이자까지 고스란히 떠안은 채 쫓겨났는데 집주인은 실거주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2026년 서울 전세가 급등 여파로 계약갱신청구권 분쟁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직접 살겠다”는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다가 실제로는 다른 세입자를 들이거나 공실로 두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요. 이 글에서는 집주인의 허위 실거주를 확인하는 방법부터 손해배상 금액 계산, 실제 청구 절차까지 3단계로 정리합니다.

계약갱신청구권 거절 사유 9가지, 뭐가 합법인가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은 임대인이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딱 9가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사유 외에는 거절 자체가 위법입니다. 아래 표로 정리했습니다.
| 번호 | 거절 사유 | 비고 |
|---|---|---|
| 1 | 임대인·직계존비속 실거주 목적 | 가장 많이 쓰이는 사유. 허위 시 손해배상 대상 |
| 2 | 2기 이상 차임 연체 | 비연속 누적도 포함 |
| 3 | 무단 전대(전전세) |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 |
| 4 | 허위 신분·부정 계약 | 허위 명의로 계약한 경우 |
| 5 | 주택 파손·훼손 | 고의 또는 중과실로 파손 |
| 6 | 멸실·철거·재건축 예정 | 안전사고 우려 포함 |
| 7 | 임대인·임차인 간 합의 보상 | 적법한 보상 제공 조건 |
| 8 | 임차인 의무 위반으로 신뢰 파괴 | 임대차 계속 어려운 중대 사유 |
| 9 | 허가·인가 후 철거·재건축 | 공공사업 포함 |
이 중 현실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게 1번 실거주 사유입니다. 문제는 이 사유를 악용하는 경우예요. 집주인이 전세가 오른 것을 알면서도 “직접 살겠다”는 핑계로 내보낸 뒤 다른 세입자를 들이거나 집을 매도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허위 실거주로 볼 수 있으며,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됩니다.
집주인이 실거주 거짓말하는지 확인하는 3가지 방법
이사를 나온 뒤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구체적입니다.
1. 동사무소(주민센터)에서 전입세대 열람 신청하기
퇴거 후에도 이전 주소지의 전입세대 열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거주했던 주소를 가지고 가까운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됩니다. 열람 결과에 집주인이 아닌 제3자의 이름이 있거나, 확정일자가 새로 부여된 흔적이 보인다면 허위 실거주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확정일자 부여 현황 조회
주민센터 또는 인터넷등기소에서 해당 주소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퇴거일 이후 새 확정일자가 부여돼 있다면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입니다. 2026년 개정 임대차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퇴거 후 3년까지 이 열람 권한을 보장받습니다.
3.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발급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해당 부동산의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근저당권 설정이나 소유권 이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퇴거 후 빠른 시간 안에 소유자가 바뀌었다면 처음부터 실거주 의사가 없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법원은 “갱신 거절 후 수개월 이내 매도”를 불법행위로 보고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다수 있습니다.
단,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집주인이 잠깐이라도 실거주를 했다면 단순 공실 상태라는 것만으로는 손해배상이 어렵다는 판례가 있어요. 제3자에게 임대하거나 매도한 정황이 있어야 청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손해배상 신청 3단계, 금액 계산부터 내용증명까지
허위 실거주 정황이 확인됐다면 아래 3단계를 순서대로 밟아야 합니다.
STEP 1. 손해배상 금액 계산하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르면, 손해배상액은 다음 두 금액 중 더 큰 금액으로 산정합니다.
| 계산 방식 | 산정 기준 | 예시 (보증금 5억, 전환이율 2.5%) |
|---|---|---|
| ① 3개월분 차임 | 갱신 거절 당시 환산 월차임 × 3 | 월 104만원 × 3 = 약 312만원 |
| ② 차액 2년분 | (새 임차인 환산 월차임 – 기존 월차임) × 24 | 차액 150만원 × 24 = 3,600만원 |
전세 보증금이 크고 전세가 급등 지역일수록 ②번이 훨씬 크게 나옵니다. 여기에 이사비, 중개보수, 전세 대출 증가 이자 등 실제 손해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환산 월차임은 “보증금 × 전환이율 ÷ 12″로 계산하고, 현재 법정 전환이율은 연 2.5%입니다.
STEP 2. 증거 수집 및 내용증명 발송
전입세대 열람 결과, 확정일자 현황, 등기부등본을 출력해 보관하세요. 증거가 갖춰졌다면 집주인에게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야 합니다. 내용증명은 우체국에서 직접 발송하거나 내용증명 발송 전문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어요. 내용에는 갱신 거절 일자, 실거주 미이행 사실, 청구 금액, 이행 요청 기한(통상 14일)을 명시합니다.
내용증명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소송에서 청구 의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서류가 됩니다. 집주인이 내용증명을 받고 합의를 제안해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STEP 3. 소액심판 또는 민사소송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청구 금액이 3,000만원 이하라면 대법원 전자소송(ecfs.scourt.go.kr)을 통해 소액심판 청구를 할 수 있어요. 비용이 적고 절차가 간편합니다. 금액이 그 이상이라면 민사소송을 통해 진행하되, 이 경우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하면 소송 없이도 분쟁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임대차 분쟁 안내 페이지에서 신청 방법을 확인할 수 있어요.
집주인 입장, 실거주 거절 후 손해배상 당하지 않으려면
반전 앵글로 집주인 입장도 짚어봅니다. 실제로 살 계획이 있다면, 또는 부득이하게 계획이 바뀌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실제로 살 계획이 있다면, 갱신 거절 통보 시 구체적인 입주 예정일과 이유를 서면으로 남겨두세요. 막연히 “직접 살겠다”는 말보다 “2026년 8월 전세 만료 후 본인이 전입신고 예정”처럼 구체적인 계획을 기록해 두면 향후 분쟁에서 유리합니다.
부득이하게 사정이 바뀌었다면, 법은 이 상황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천재지변, 불가피한 이직, 건강 사유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요. 다만 이 경우에도 사유를 세입자에게 즉시 통보하고, 합의를 통해 이사비 등을 지원하는 것이 소송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은 갱신을 거절하고 나서 빠른 시간 안에 집을 내놓거나 다른 세입자와 계약하는 행위입니다. 법원은 이 패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처음부터 실거주 의사가 없었다”는 증거로 직접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첫 번째 행동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당하고 나온 세입자라면, 퇴거일 이후 한 달 이내에 전입세대 열람과 확정일자 현황을 확인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3년의 열람 기간이 있다고 해도, 증거는 빨리 확보할수록 유리합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에 무료 법률 상담을 신청할 수 있어요. 서울 전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 문제를 경험하는 세입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억울하게 나왔다면, 포기하기 전에 확인부터 해보세요.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 전반적인 흐름이 궁금하다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 1억 뛴 지역, 재계약 vs 이사 손익 계산법을 함께 읽어보세요. 경매로 보증금을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경매 통보 받은 세입자가 보증금 지키는 5가지 행동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